철사맨샘 맞나여?
22년 전
제목- 환한 얼굴, 환한 세상 꿈꿔요

얼굴기형인 수술돕는 치과의사 권순용씨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센트럴치과 권순용 원장(40)은 턱·치열 교정 전문의다. 이 분야 전문병원이 몰려있는 서초동 일대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치과. 특히 치과 수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안면 교정술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안면 교정은 돈이 가장 많이 드는 시술입니다. 수술비만 보통 1천만~2천만원이 들거든요.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도 어렵죠. 중·상류층이 아니면 수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엔 내가 부유층만을 위한 의사인가 고민도 많이 했어요”
턱관절이나 치열이 기형적인 환자들 중에는 수술할 형편이 못되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다. 이들 중에는 남들에게 험상궂은 얼굴을 보이기 싫어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거나 아예 보호시설에 들어가 사는 사람도 꽤 된다고 한다. 그는 몇년 전부터 이런 환자들을 돕는 일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연히 얼굴 윗부분이 함몰된 청년을 소개받았죠. 험상궂은 얼굴 때문에 고통받으면서도 다른 장애인을 도우며 사는 착한 사람이었어요. 이 사람을 꼭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수술비는 자그마치 5천만원 정도.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동료 의사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때 도움을 준 20여명의 의사들과 함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펴나가기로 뜻을 모아 얼굴기형인 수술을 돕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는 이 모임의 홍보이사를 맡았으며 울산MBC와 손잡고 어려운 환자들을 돕고 있다. 앞으로 의사뿐만 아니라 일반 후원자도 모집할 계획이다.
그의 봉사활동 경력은 남다르다. 경희대 치대 82학번. 가장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 교정학과를 택했다. 대학시절엔 무의촌 의료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그가 의사로서 가장 큰 자부심을 느꼈을 때는 공중보건의 시절. 이동진료차를 타고 경기도 일대를 돌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진료했다. 하루에 이를 200개까지 뽑은 적도 있다. 보건의를 마친 뒤에는 경희대에서 임상교수(펠로)로 3년 정도 근무했고, 이후 한림대 정교수로 4년을 보냈다.
3년 전 서초동에 처음 병원을 개업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한달에 1번 이상 서초구청에서 장애인에 대한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제대로 이를 닦을 수 없어 치과 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다. 1년에 1~2번은 중앙아시아 등 낙후된 지역의 해외 의료지원봉사활동도 이끌고 있다. 그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지랖이 넓은 데다 천성적으로 일을 벌이기 좋아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치과교정학회 법제이사로 의료사고에 대한 법률·의료 자문을 맡고 있다. 치과신문 등 칼럼을 쓰는 곳도 2개나 된다. 또 교정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한 상담도 해준다.
그는 윈드서핑, 웨이크보드, 수상스키는 물론 벌써 10년째 스노보드를 즐기고 있는 레포츠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은 짬을 낼 수가 없어 활동을 쉬고 있다. 그는 올 겨울에 스노보드만큼은 다시 시작해 3년 후쯤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한다.

〈글 최병준기자 bj@kyunghyang.com〉

출처: 2003년 9월29일자 다음 행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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